염창근린공원 부지 전경 ⓒ한정애 의원 페이스북
정부가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와 방화동 공항고 이전 부지에 총 1,270세대 규모의 공공주택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역 주민 간 찬반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강서구청 누리집 민원 게시판에는 염창공원 주택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민원글이 이어지며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는 모양새다.
주민들, 개발 계획에 기대 반 우려 반
공공주택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녹지 축소 및 환경권 침해, 통학로 안전 문제 및 교통 체증 심화, 생활 인프라 부족 등을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구청 민원 사이트를 통해 주민 성 모 씨는 “20년간 방치된 공간을 주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던 약속과 달리, 기반시설 확충 없는 고밀도 개발은 주거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사업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염창동 주민 이 모 씨는 “염창산 훼손 부지는 공원과 문화체육시설로 돌려받아야 할 자산”이라며 “기존 주택의 재건축·리모델링으로도 주택 공급이 가능한데, 공원 부지를 개발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공항고 이전 부지 계획에 대해서도 임대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화동 주민 정 모 씨는 “구 공항고 부지에 주민 복지·편의시설이 들어와야지, 방화동을 임대아파트 단지로 만들 셈이냐”며 거세게 성토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개발사업을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보기도 한다. 장기간 방치됐던 훼손지를 정비하고, 한강변 인접 지역에 청년 및 무주택 서민을 위한 안정적인 주거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있다.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함께 도로 확충, 개방형 녹지 조성, 주민 편의시설 재정비가 수반된다면 지역 환경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0년 이상 염창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유 모 씨는 “공원이나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좋겠지만, 서울에 부족한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아파트 단지가 새로 조성되면 도로 등 주변 인프라도 같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교훈 구청장·한정애 의원 “공원 복원엔 재정 등 한계”
진교훈 강서구청장과 염창동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국회의원은 20일, SNS를 통해 주민 우려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진 구청장은 “부지를 전면 공원으로 복원하려면 매입 등에 약 3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초 사업 계획에 따른 시설 조성이 이뤄지지 않은 사유지에 공공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재정 부담뿐 아니라 형평성과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관련 법령상 공공기관 주도의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시 부득이한 경우 공원 해제가 가능해, 이를 현실적인 대안의 하나로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한정애 의원은 영구임대아파트 공급 우려에 대해 “현재는 주택 공급 구상 단계일 뿐, 세부 공급 유형이나 비율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통상적인 아파트 재건축 수준의 임대 비율을 넘지 않을 것이고, 청년이나 신혼부부 위주로 검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H가 시행을 맡되, 시공은 현대 등 대형 민간 건설사가 참여할 계획이다.
또한 교통영향평가를 거쳐 출퇴근길 병목 현상과 통학로 안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염창공원과 연계한 개방형 녹지 공간을 포함해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진교훈 구청장은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이 있기 전에 발표가 이뤄져 매우 답답하고 걱정이 크셨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사유지, 보상, 특혜 시비 등 여러 문제로 사전에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점에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한편 강서구는 지난 13일 ‘서울강서 공공주택지구 지정 및 사업인정 의제에 관한 주민 등의 의견 청취 공고’를 게시하고, 오는 27일까지 의견을 수렴해 사업 방향에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