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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6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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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계엄을 겪고도 변하지 않은 지방정치, 이제는 제도를 바꾸자!

양성윤 사단법인 강서양천민중의집 이사장

기사입력 2026-07-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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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상계엄과 내란 사태는 온 국민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정치권을 향해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라는 준엄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2026년 지방선거 결과를 마주한 지금, 우리 지역 지방정치가 그 뜨거운 변화의 요구를 제대로 담아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과는 참담하다. 논란의 후보가 공천받은 것도 문제였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시민이 후보를 비교하고 선택할 기회조차 없이 당선자가 확정된 사례가 수두룩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시민의 참여와 선택에 있다. 그 과정이 사라진다면 선거는 축제가 아니라 형식적 절차에 그친다. 실제로 이번 서울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의원 4, 기초의원 104명 등 총 108명이 투표 한번 없이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거대 양당 모두 이 기형적 구조 속에서 다수의 무투표 당선자를 쏟아냈다. 이는 특정 정당의 문제를 넘어, 양당이 지역 정치를 독식하도록 설계된 우리 정치 구조의 치명적 결함이다.
 

우리가 사는 강서구와 양천구도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강서구의회는 23석 중 민주당 13, 국민의힘 10석으로, 양천구의회는 18석 중 민주당 9, 국민의힘 9석으로 채워져 다른 정치세력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특히 양천구는 이번에도 4개 선거구 8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7개 선거구 14명이 같은 방식으로 배지를 달았던 것을 생각하면, 유권자의 권리가 선거 때마다 통째로 박탈당하는 셈이다.
 

이런 반복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한계다. 거대 정당 중심의 공천과 소선거구제 위주의 선거제도는 소수 정당과 시민 후보 진입 장벽을 한없이 높여놓았다. 그 결과 지방의회는 정책 경쟁의 장이 아니라 기득권 수호의 장으로 전락하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계엄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겪고도 지방정치가 달라지지 않은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적 쇄신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며, 낡은 선거제도와 공천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같은 결과는 다음 선거에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정치제도 개혁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주민의 뜻이 의석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선거구와 공천제도를 손질하고, 돈이나 배경 없이도 다양한 시민 후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지방의회의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의정활동에 대한 주민평가를 강화하며, 주민발안·주민투표·주민소환 등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활성화해 주민이 상시로 의회를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4년에 한 번 선거를 치른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자유롭게 후보를 비교·선택하고, 선출된 권력은 그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비상계엄이 민주주의를 외부에서 위협한 사건이었다면, 선택권을 박탈당한 선거와 견제 기능을 잃은 지방정치는 우리 내부의 민주주의를 야금야금 무너뜨리는 위협이다.
 

지방자치의 주인은 중앙정당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다. 이제 사람만 갈아 끼우는 정치를 넘어 판과 제도를 바꾸는 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민이 직접 선택하고 정책으로 경쟁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투명한 지방의회, 그것이 계엄 위기를 넘어선 우리 사회가 지방정치에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다음 과제다.


 

# 사단법인 강서양천민중의집은 2014315일 노동조합을 기반으로 창립된 지역 공동체 조직으로, 노동인권 신장과 공간 공유를 통해 시민단체·노동조합·협동조합 등이 협동하는 지역 허브 역할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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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양천신문 (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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