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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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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어진 5개월, 2년 같이 쓰겠습니다”

[인터뷰] 유영주 양천구의회 하반기 의장

기사입력 2026-02-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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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장은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문제점을 찾아 실천해바꾸고 행동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천구의회

양천구의회는 지난해 여름부터 사실상 ‘비상시국’이었다. 대통령 탄핵과 계엄령 수습 등 세상의 모든 눈이 중앙 정치에 몰려있을 때, 양천구의회 의장은 탄핵당했고, 부의장 직무 대리 체제로 병오년 새해를 맞이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 새로운 수장이 등장해 양천구의회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그간 파행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제9대를 바로잡기 위해 유영주 의장이 의사봉을 잡은 것. 임기는 단 5개월. 누군가는 ‘패전 처리 투수’라 생각하겠지만, 유 의장은 스스로를 ‘에이스 구원 투수’라 칭했다. “5개월을 2년처럼 쓰겠다”는 희망 가득한 유 의장의 포부를 들어봤다.

 

“망가진 틀 위에서 10대를 열 수 없다”

인터뷰의 시작은 “왜?”였다. “왜 이 어려운 자리를 맡았느냐”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유 의장은 거침없었다. 그는 “냉정히 말해 차출당한 것”이라면서도 그 속에 담긴 대의명분은 분명히 했다.

“9대 의회가 원만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망가진 채로 문을 닫고 10대 의회를 맞이하는 것은 양천구의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후배 의원들이 정상적인 틀 안에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총대 메고 기초를 다시 세워야 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민주당의 에이스’라 자평했다. 가장 어려운 시국에 자신을 투입한 당과 동료 의원들의 결정을 ‘책임감’으로 받아들였다는 것. “5개월을 2년처럼 쓰겠다”는 말은 곧 ‘시간의 효율성’과 ‘시스템의 복원’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유리알처럼 투명한 의회…“상임위 생중계는 변화의 시작”

유 의장이 진단한 양천구의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스템의 붕괴’와 ‘밀실 정치’였다. 기본적인 회의 규칙마저 무시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가 내놓은 처방전은 ‘투명한 공개’다.

“학생이 학교에 안 오는데 선생님이 제재를 못하는 학교와 같았습니다. 여기서 선생님은 주민입니다. 주민들이 리얼하게 의회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으니 일부 의원들이 분탕질을 치고 무력화시키는 겁니다.”

유 의장은 임기 내 상임위원회 생중계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예산과 시간의 제약이 있지만,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유튜브 동시 송출’ 등 소통 창구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심지어 의회 건물 외벽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주민 누구나 의원들의 발언과 출석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도 밝혔다.

“투명하게 공개되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감시자가 바른 눈을 뜨고 있을 때 정치는 정화됩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비정상의 정상화입니다.”

 
지난 1월 13일 제9대 양천구의회 하반기 신임 의장에 선출된 유영주 의장 ⓒ양천구의회


‘어린이 모의 의회’ 발의한 초선의 마음으로…

유 의장은 초선 시절 대표 발의했던 ‘어린이 모의 의회’ 조례를 언급하며 정치의 본질을 역설했다. 정쟁과 갈라치기에 물들기 전,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합의의 과정을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이다.

“대한민국의 성인들이 이분법적인 색깔론에 빠진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정치 혐오를 갖기 전에, 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타협이 왜 필요한지 직접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감시자가 똑똑해야 정치꾼들이 혀 놀림으로 국민을 속이지 못합니다.”

그는 끊임없이 ‘규칙과 법’을 강조한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어도 틀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는 그가 8년 전 정계에 입문하며 세운 “주민 곁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실천하겠다”는 슬로건과 궤를 같이한다.

 

‘구민의 홍반장’이 되어 현장 누비다

IT 기업을 운영하는 CEO이기도 한 유 의장은 의회 운영에도 경영 철학을 도입했다. 권위주의에 빠져 공무원들을 압박하는 대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책임을 의장이 지는 ‘책임 경영’을 실천 중이다.

“우리 의회 직원들은 훌륭합니다. 다만, 내실 없는 지시와 강압적인 태도가 그들을 무력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틀에 없는 지시를 받으면 나에게 보고하라,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이죠. 의장이 업무를 장악하고 명확한 결정을 내리니 의회 사무국의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경제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다고 유 의장은 말했다. 그는 “인간은 모두 경제적 효익에 반응한다”며 “주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최종 목적지”라고 했다. 기업 운영도, 정치도 결국은 ‘함께 잘 먹고 잘사는 것’을 위한 봉사라는 철학이다.

 

“욕은 정치인에게, 칭찬은 주민에게 듣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유 의장은 6월 지방선거 전까지 남은 기간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정치하면 아무리 잘해도 욕을 먹습니다. 하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시기하는 동료 정치인에게 욕을 먹을지언정, 주민에게는 ‘일 제대로 하는 심부름꾼’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5개월 뒤, 10대 양천구의회가 열릴 때 ‘유영주가 기틀은 잘 닦아놨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기업인으로서의 날카로운 분석력과 재선 의원의 노련함, 그리고 주민을 향한 진심을 두루 갖춘 유영주 의장. 그의 ‘5개월 혁명’이 양천구의회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지역 사회가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볼 차례다.  
지난 12일 양천구의회 의장실에서 만난 유영주 의장 ⓒ양천구의회

 

권해솜 기자 (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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