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강서구 화곡푸르지오아파트에 온정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잃은 주민이다.
화곡푸르지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 주민은 벌써 3년 전부터 매년 두 차례씩 관리실 직원들을 위한 선물을 전달해왔다. 경비원과 미화원을 포함해 관리실에 근무하는 전 직원 약 70명이 그 대상이다.
나눔의 방식도 세심하다. 직원들이 든든하게 끼니를 챙길 수 있도록 인당 라면 1박스를 챙겨줬다. 어떤 때는 귤 상자를 돌리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작년부터는 명절을 앞두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직원 모두에게 5만 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넸다.
특히 이번 설을 앞두고 봉투를 전하며 이 주민은 “아들이 보내서 왔다”며 인사했다. 지난 이태원 참사로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아들의 이름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었다.
관리실 관계자는 “이 주민분은 평소에도 ‘무진나눔 문화실천재단’을 통해 봉사 활동을 해오시고 수필집을 낼 정도로 인품 좋은 분”이라며 “본인의 선행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사양하며 늘 조용히 다녀가신다”고 밝혔다. 이 주민의 나눔은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평소 자신의 고향 사람들에게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며 ‘무진(無盡, 다함이 없음)’이라는 이름처럼 끝없는 사랑을 베풀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극적인 참사로 소중한 가족을 잃었지만, 그 아픔에 머물지 않고 아들이 남긴 사랑을 이웃과 나누는 주민의 행보.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 등 다소 삭막한 뉴스가 팽배한 이 시대에 더불어 사는 참된 사회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