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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08-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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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박지아, 제주 해녀 연기 안방극장 눈도장 쾅!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한지민과 아웅다웅 '혜자'를 만나다

기사입력 2022-06-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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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해녀 혜자역으로 안방 극장 눈도장 찍은 배우 박지아. 사진 tvN 홈페이지 캡처, Dailyimpact 제공

요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감초 조연을 맡아오던 연기자가 성장해 어느덧 주인공이 돼 있다. 극 속에서 허리 역할 하는 제대로 된 여배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럴까? 막바지에 다다른 tvN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마치 실제 해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섭게 화면을 장악하는 배우 박지아(46)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연기력 제대로 갖춘 그녀를 강서양천신문이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Q. 배역이 실제 나이보다 많아 보이는데?
A. 제가 좀 일반적인 여성 캐릭터 아니니까 20대부터 나이 많은 연기를 많이 했어요. 원래는 저보다 나이 많은 배우를 쓰려고 했대요. 감독님도 일부러 나이 많게 연기할 필요 없다고도 하셨는데 제가 고두심 선생님 바로 아래 나이의 해녀입니다. 제 나이로 하자니 영옥(한지민 역)이랑 너무 가깝고요. 그래서 어느 정도 나이대를 높여야 했어요.”

Q. 연기를 하게 된 계기?
A. 고등학교 들어가자마자 연극반에 들어갔어요. 공부보다 연극보고 연기 생각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칠판에 연극반 모집이라고 선배님이 써놓았는데, 그때 딱 그것만 보이더라고요. 연극반에 가입하려고 칠판 앞에 가서 이름을 썼어요. 이후에 연극반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제가 다리를 꼬아 가면서 연기하더라고요. 많이 놀랐어요. 미술이나 노래에도 소질이 있어서 성악을 해보라는 선생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불붙듯이 연기에 빠졌습니다. 연극의 길로 들어서게 된 거죠.

Q. 연극 생활 당시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A. 성인이 되어서는 대학로에서 연극 활동을 했어요. 뮤지컬 ‘블루사이공(김정숙 작)’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극단 ‘모시는사람들’에 들어갔어요. 이곳 대표인 김정숙 대표님은 우리 연극계에서 알아주는 연출가이자 작가이십니다. 저를 이해해주시고, 새로운 저의 모습을 찾게 해준 분이세요. 일주일 정도 제가 연기하는 걸 보시더니 김 대표님이 “너 왜 연기할 때 눈을 잘 못 마주치니?”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너무 솔직한 말이 나왔어요. “자신이 없어요”라고요. 다른 사람이 같은 질문을 했다면 저는 먼저 그 상황을 모면했을지도 몰라요. 대표님은 “자신감이 없어? 그 자신감은 오늘 없어도 내일 생길 수도 있고, 네가 연습하다가 무대에 올라갔을 때 갑자기 생길 수도 있어”라고 하시면서 신경 쓰지 말라고 해주셨어요. 뭔가 뻥 뚫린 느낌이 나더라고요. 그전까지 제가 하는 소통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는데?
A. 극단 모시는사람들 생활을 마치고 국립극단 시즌 단원제가 생긴 첫해에 오디션을 봐서 국립극단에 들어갔습니다. 3년 동안 있으면서 연극이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공부했던 기간이었어요. 정부기관 단체에서 연극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가짐도 좀 달라졌죠. 매년 시즌 단원으로 들어가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애국가’도 불러요. 예술감독님이 ‘대한민국 연극을 살리는 마음으로 연극을 하라’고 말씀하셨던 기억납니다. 
 연극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윤미현 작)'로 제54회 동아연극상 유인촌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박지아.  사진 국립극단 공식 트위터.

Q. 동아연극상을 받으셨다고?
국립극단 시즌 단원에 대한 정책이 바뀌면서 3년 동안 활동했던 배우는 연임할 수 없다기에 밖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걱정이 좀 됐는데 국립극단에서 나오기 전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윤미현 작)’라는 작품으로 제54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조끼 할머니’라고 그 작품에서는 또 80에 가까운 나이를 연기했어요.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40대에 신인상은 너무하지 않냐고요(웃음). 국립의 울타리를 벗어난 이후의 삶을 걱정했는데 동아연극상 덕분인지 쉴 틈 없이 작품이 들어와서 연극에 열중할 수 있었습니다.

Q. ‘우리들의 블루스’는 작가가 누군지 몰랐다는데?
4년 전에 찍은 ‘구례 베이커리’라는 단편영화가 있습니다. 경운기 끌고 농사짓는 역할이었어요. 이번 주에 제가 나오는 새 드라마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를 연출하는 홍종찬 감독님이 영화를 보셨나 봐요. ‘우리들의 블루스’ 김규태 감독님이 마침 해녀 역을 찾고 계셨고, 저를 추천하셨답니다. 오디션 연락받았을 때 사실 노희경 작가님이 쓴 작품인 줄도 몰랐어요. 마음 내려놓고 편하게 갔죠. 연극 무대에 오래 있어서 노희경 작가님의 명성을 잘 몰랐어요. 알고 갔다면 떨렸을 수도 있었겠죠. 평소처럼(?) 화장 하나 안 하고, 연습복 차림으로 오디션에 들어갔는데, 피디님 첫마디가 “내가 생각했던 혜자의 머리 스타일이네”라고 그러셨어요. 기분 좀 나빴죠(웃음). 제가 어때 보였기에 해녀 머리 스타일인가 싶었어요. 연극 경험 물어보시고, 연기해보라고 해서 하니까 칭찬도 해주시고요. 느낌이 좋다 싶었는데 다음 날 연락해 왔고, 드라마 팀에 합류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혜자는 영옥을 미워하다가 딱한 사정을 알게된 후 따뜻하게 보듬게 된다. 사진 tvN 홈페이지 캡처

Q. 해녀 역할은 물론 제주 말도 잘하시는데?
A. 제가 원래도 수영을 좋아하는데 잠수를 특히 더 좋아해요. 사람들은 수영장 가면 수영하는데 저는 바로 잠수해서 바닥끝까지 가는 걸 주로 했어요. 잡념이 생길 때 바닷속이나 심해를 생각하면서 명상했어요. 바다에 들어가는 장면도 그다지 많이 힘들지 않았어요. 안전을 위해서 전문 잠수부도 대기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고향이 전라도라서 말투에 전라도 억양이 베여있습니다. 제주에 ‘무사’, ‘혼저혼저 오라게’ 이런 말을 전라도 방언에서 ‘거시기’가 들어가는 구간에서 했어요. 제주억양이라는 걸 저는 잘 몰라요. 쓰여 있는 대로 했는데 제주 말 같다고 해서 놀랐어요.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가?
A. 지금 작품 가릴 때가 아닙니다(웃음). 그래도 혹시나 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들의 블루스’도 그렇지만 필력 좋은 작가님의 작품은 언제든 해보고 싶어요. 김수현 선생님의 작품도 좋아해요. 배우라면 누구든지 좋은 작품 하고 싶어 하잖아요.

Q. 자신의 인생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제 인생도, 연기하는 삶도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아냈으면 합니다. 배우는 천성적으로 역할이나 작품에 대해서 고민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새로운 드라마 대본을 보고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하는 딱 그 지점을 너무 좋아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가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맛깔나는 연기로 돌아온 배우 박지아. 오랜만에 나타난 한껏 물오른 연기 능력자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이 느낌 그대로 안방극장 너머 세상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배우로 살아갔으면 한다.
"제 인생도, 연기하는 삶도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아냈으면 합니다. 배우는 천성적으로 역할이나 작품에 대해서 고민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사진 Dailyimpact 제공
 

권해솜 기자 (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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