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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듬어진 연기 내공 ‘배우 유세례’
‘그래도 푸르른 날에’로 확실한 눈도장
[2015-06-22 오전 9:57:00]
 
 
 

대중에게 그녀의 이름 석자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녀가 출연한 작품들을 나열하다 보면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그녀가 맡는 배역들은 절대 겉돌거나 모나지 않고, 늘 극의 흐름에 부드럽게 잘 어우러진다.

최근에는 KBS2 ‘TV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를 통해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그 안에 잠재돼 있던 숨은 내공을 펼쳐 보이고 있는 배우 유세례(31, 강서구 가양동)를 만났다.

 

▲ TV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의 한 장면.
 

아침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맡고 있는 배역은 어떤 것인가.

주인공 영희(송하윤)가 서울로 상경하면서 버스에서 만난 언니 연정이다. 제가 버스 차장이었다. 그 인연으로 같이 살고 있고, 소극적인 영희를 대변해 주느라 오지랖 넓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해 나서는 캐릭터다.

‘TV소설이다 보니 극중 나이가 53년생이다(웃음). ‘삼팔따라지(38선 이북에서 월남한 사람)’라고 해서 부모·형제 없이 살다가 영희와 만나, 부모이자 언니처럼 영희를 살뜰히 챙긴다. 최근에는 상민(이명훈)과 러브라인이 생겨서 알콩달콩한 모습도 보실 수 있다.

 

오작교 형제들’ ‘산 너머 남촌에는2’ 등 출연작 모두 큰 인기를 얻었더라.

배우 생활한 지 벌써 10년차다. ‘MBC어린이합창단활동으로 어릴 때부터 방송국이 익숙했다. 자연스럽게 배우를 꿈꿨고, 공진중학교, 경복여고, 서울예대 연극과를 나왔다. 그 후 1년 반 정도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고, 2006MBC 드라마 주몽으로 데뷔했다. 이후 조강지처클럽’ ‘솔약국집 아들들’ ‘오작교 형제들’ ‘싸인’ ‘폼나게 살거야’ ‘아들녀석들’ ‘나인등에 출연했다.

많은 작품을 했지만 중간에 2년 정도 공백기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정한 배우라는 길이 내 길이 맞는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그때는 오디션조차 보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내가 왜 이 길을 가야 하고, 갈 수밖에 없는지 많이 생각했고, 이름도 본명인 유희정에서 유세례(활동명)로 바꿔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맡은 역할 중 애착이 가는 배역이 있나.

산 너머 남촌에는2’27개월간 했다. 장기간 촬영하기도 했지만, 배역 자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울고 싶으면 우는 굉장히 철부지 같은 솔직한 캐릭터였다. 스트레스 해소가 됐다. 실제 성격과는 좀 다른 캐릭터였는데 배역에 몰입하다 보니, 원래의 제 성격에도 영향을 주더라. 사실 그동안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드러낼 수 있게 됐다.

 

TV소설의 촬영장 분위기는 어떠한가.

서로 눈을 마주치면 웃느라 정신없을 정도로 정말 좋다. 저는 17부부터 투입됐는데, 마침 동수 역할을 맡은 배우 김민수와 가양동 동네 친구이자 대학친구로 친하게 지내다가 이번 드라마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덕분에 모든 인물들과 금방 친해지기도 했고, 지금 찍는 드라마의 감독과 작가들, 스텝 대부분이 산 너머 남촌에는2’를 함께한 분들이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하고 있다.

 

▲ 연기 경력 10년차의 배우 유세례.
 

좀 더 나이대에 맞는 드라마를 찍고 싶지는 않은가.

서른을 넘어서면서 어느 순간부터 미니시리즈나 러브라인에 대한 포기가 되더라.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정경순 선배님이 너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힘을 주셨다. 아차 싶었다. 그 후엔 SNS 대화명도 꿈을 꾸다라고 바꿨다.

요즘엔 다양한 연령대, 기발한 소재의 트렌디한 드라마가 많이 나오고, 케이블이나 온라인 등 연기할 수 있는 매체도 많아졌다. 앞으로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더 열심히 연기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제 얼굴을 보면서 막 소름 끼치게 예쁘진 않다는 걸 이미 파악했다(웃음). 할머니 역할을 할 때까지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 왔다. 물론 배우가 선택 받는직업이다 보니, 드라마가 끝나는 8월 이후엔 또 무얼 해야 하나 고민은 된다. 아주 잘하진 못해도 어떤 배역이 주어졌을 때 꼭 해낼 수 있도록 틈틈이 골프나 바리스타 같은 공부도 하고 있다.

 

맡고 싶은 배역이 있나.

아주 못된 악역을 해보고 싶다.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 씨처럼, 그냥 못되기만 한 역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의 악역을 해보고 싶다. 그동안엔 못된 역할은 무조건 싫다고만 생각했는데, 요즘엔 악역도 사랑받는 때가 된 것 같다.

 

▲ 유세례는 오랜 기간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연기 외에 또 다른 고민이 있다면.

감독님이나 송기윤 선생님이 너는 참 화면이 안 받아라며 걱정하신 적이 있다. 배우다 보니 실물이 예뻐요라는 말이 어느 순간부터 스트레스이면서 고민이 되더라. 모니터에 예쁘게 나왔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속상하다. 극 중 연정이 가련하고 청순하고 예쁜 역할이 아닌, 억척스럽고 말도 많고 거침없는 배역이라서 더 그런가 보다.

 

드라마 종영 후엔 무얼 할 생각인가.

일주일간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먹고 자고 쉬고 싶다. 그러다 새 작품이 들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여행은 접어두고 또 매진하지 않을까 싶지만.

드라마가 최고 시청률 11.8%를 찍었을 정도로 큰 인기라고 한다. 점점 더 재밌어 질 테니, 끝까지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 본격적인 제 러브라인도 보실 수 있을 것이다(웃음).

 

강혜미기자(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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